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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참치볶음밥 해달라고 부추기는 아내

by 착한말꾸 2024. 4. 27.


아내는 아침 9시에 여는 샐러드 가게를 운영 중이다. 마감을 하고 집에 오면 어느새 밝았던 세상이 어둑해지는 시간이 된다. 하루 12시간을 가게에서 일하면서 늘 손님들의 식사를 걱정하는 아내는 정작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데는 관대한 편이다. 그런 점은 아내에게 멋들어지게 준비할 수 없는 나에게도 좋은 점이기도 하다. 매일매일 저녁을 고민하며 차린다고는 하지만 따로 장 볼 시간이 없어 부모님이 담가주시는 반찬들과 우리 집 냉장고에서 짧게는 월세로 길게는 전세내고 있는 재료들을 꺼내주는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마침 아내가 온라인에서 키운(?) 달걀이 배송되어 왔다! 최소 1달은 냉장고에 머무를 예정인 이 친구들을 반갑게 반겨주기로 했다! 그보다 더 오랜 기간 한편의 선반에 자리 잡고 있던 참치캔이 배시시 미소를 뛰는 것 같다. 옳지 오늘은 계란과 참치다!

이렇다 할 레시피는 없다! 정말 내 맘대로다! 어차피 아내가 먹을 거라서…. 아! 이건 취소!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너무 거만한겠지? 아무튼 다시없을 레시피를 머릿속에 써 내려간다!

우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다. 이 아보카도 오일은 이미 방을 뺄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덩그러니… 얼른얼른 써야 하기에 듬뿍 둘러준다! 그리고 어울릴진 모르지만 다진 마늘로 마늘기름을 내준다. 어디선 본건 있는데 마침 파가 없는 현실을 직면하고 우회해 본다!

이제 참치 캔을 따서 기름을 쫘악~~ 빼야지만 그것도 귀찮아서 캔을 사이로 기름을 최대한 버리고 프라이팬으로 입수! 아파서인지 좋아서인지 모를 소리가 절박하게 들릴 때쯤 밥을 넣는다. 흰밥이 건강엔 안 좋지만 보기에 좋다. 근데 없다. 대신 가게에서 가져온 현미밥을 넣는다. 밥이 고슬고슬 해지게 볶아질 때쯤 계란 두 개를 그릇에 담아 소금 간을 약간 하고 휘이휘이 저어서 잘 둘러주고 밥과 잘 어울리게 볶아내고, 밥그릇에 잘 눌러 담아 접시에 살포시 엎어준다. 밥그릇이라고는 이모양밖에 없어서 이 모양 이 꼴이다. 특별히 고른 건 아니다. 그리고는 배고프다 밥 달라고 부추기는 아내를 위해 잘라서 얼려놓은 부추를 적절히 둘러주면 완성!

조금 짜다면서도 잘 먹는 아내를 보니…
요리사가 어떤 마음으로 요리를 하는지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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